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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주인되자] 곳곳 장애물…서글픈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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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 01-01-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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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 나선 장애인은 소리없는 전쟁을 치른다.

인도의 턱은 휠체어가 넘기엔 너무 높고, 횡단보도를 찾아 수백m를 돌아야 한다. 건널목 신호는 채 건너기도 전에 바뀌어 차량 행렬에 갇히기 일쑤다. 군데군데 파헤쳐 놓은 보도는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뇌성마비 1급 장애로 휠체어에 의지하는 李현지(30.여)씨는 27일 서울 종로2가를 찾았다. 그러나 약속 장소 앞 보도엔 낮춤턱이 없어 1백여m를 지나 택시를 세웠다.

가뜩이나 비좁은 보도는 노점상.입간판이 점령했고 보도블록은 깨지거나 튀어나와 곡예 운전 30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李씨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일반인보다 이동 시간이 세배 이상 걸린다" 며 "도로에 나설 때마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고 말했다.

장애인에게 보행권은 안전문제와 직결된다.

서울 종암동 보도의 점자 유도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가판대에 부딪치고,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잠실역 방향으로 설치된 점자 유도블록은 가로수와 맞닥뜨리게 돼 있다.

그런가 하면 도로 한가운데 심어진 가로수와 이를 받치는 삼각대, 지하철 환풍구, 비뚤어진 맨홀 뚜껑, 각기 다른 높이의 낮춤턱도 안전 보행을 위협한다.

콘크리트로 만든 차량 진입 금지봉은 너무 두껍고 커 자칫 사고의 위험이 높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는 보도 진입을 막는 장애물이다.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김인순(金仁順)연구원은 "유럽은 보도를 일반.자전거.장애인 구역으로 나눠 장애인은 그 구역만 따라가면 안전하게 목적지에 이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고 말했다.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한 차량 진입 금지봉의 경우 영국은 두꺼운 콘크리트 기둥 대신 얇고 긴 봉을 세운다.

우리나라도 녹색교통운동.녹색소비자연대 등이 1998년부터 장애인을 위한 횡단보도 설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지하도로 건널 수밖에 없었던 서울 예술의전당과 신촌 홍익문고 앞에 횡단보도가 생겼다.

그러나 서울의 한 복판 세종로에는 아직도 가로지를 횡단보도가 없다.

보건복지부 재활지원과 조향현씨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건축법 등에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항목이 있다" 며 "앞으로 도심정비.건물신축.도로건설 때 장애인 편의시설을 의무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박현영.이경희 기자 <hypark@joongang.co.kr>


******위의 글은 중앙일보 2000/12/28일 기사를 퍼온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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