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자유게시판

오랜만이예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키아 댓글 0건 조회 627회 작성일 01-11-30 07:38

본문

님들... 안녕히 지내셨어요?

이번주와 지난주는 자질구레한 밀린 일처리 하느라 바빴고 그 전 2주동안은 40 이 넘어 첫 임신한 친구집에 다녀왔지요. 친구는 항상 부지런하고 활동적이었는데 배가 꽤 부르고 힘이 들어서 걸음걸이가 느린 저와 대충 발을 맞춰 속도를 유지하여 눈요기 그리고 태어날 아기용품 사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전화는 가끔해도 직접 만나기는 일년만이어서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무었을
했는지 등에 대하여 말하다가 데코의 이야기를 했지요.

-참 우습지! 난 한번도 네가 장애인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장
애인이 맞구나!

어쩌다 텔레비젼 앞에 앉거나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을땐 의족을 빼서 옆에 놓고 절단한 부위를 맛사지 합니다.

친구의 남편은 코메디언 같은 말을 곧잘 했지요.

-껑충씨, 일어설때 다리 잊지 말아요. ㅋㅋㅋ...

다리의 기능에 대하여, 가격에 대하여, 단점에 대하여 이야기 해 주었죠.

친구: 여보! 근데 얘 좀 뻔뻔한것 같아.

친구남편: 왜?

친구: 우리 쇼핑 할때나 식당에 앉아 다리를 빼서 교정하고 그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힐끔힐끔 쳐다보고 가.


전 여자동생 가족과 함께 살아요.

조카아이 (여자4살, 남자2살) 들과 같이 놀다 내가 싫은 소리라도 할라치면 아이들은 응접실에 빼 놓았던 의족을 가지고 달아나는 경우도 자주 있지만 때로는 디딤돌 발판으로도 사용하려 가지고 가지요.

무시하고 할일 하다가 일어나야 할때가 되면 질문 합니다.

-이모 다리 가져올 사람?

어디엔가 던져 놓았던 다리를 서로 찾으려 싸울때도 있지요.

어떤때 아파하는것 같으면 다가와 많이 아프냐고 묻기도 합니다.

침을 발라가며 [쌔이 나아라] 도 해 주고.

조카애들은 저와 쇼핑을 나갔다가 내가 불편해 하는것 같으면 묻습니다

-이모! 다리 많이 아파?

-응, 많이.

-그럼 저기 앉아서 다리 다시 하면 돼잖아.

-알았어. 좀 기다려.

성장한 아이들은 훗날 장애인을 보아도 아주 평범하게 비 장애인과 동등히 대할거
란 생각이예요.


제가 위의 이야기를 한 이유는 아직은 내 장애가 나에게 편치 않은 분들께 조금
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요.

자신이 먼저 현실을 받아들이고 편하게 생각해야 가족들과 주위의 사람들도 우리의 장애를 부담스럽거나 이상하게 관찰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만약 어느 누가 나에게 [병신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면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해 보았어요

-녜. 전 분명 병신이예요. 치유할수도 없었고 너무 고통스러워 절단했어요. 그런
데 이런 생각해 보셨어요? 당신이 저를 병신이라 칭했는데 당신께서 병신이라 불렀던 제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많이 연습해 두었다가 웃으면서 해야 할텐데...

감기 조심들 하시고 재미있는 하루 되세요.

첨부파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