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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봄바람에 실려가는 꽃잎같은 너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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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상식 댓글 0건 조회 700회 작성일 02-03-0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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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택

저녁 내내 비가 온다
자다 깨다
물소리는 커지고
일어났다 앉았다 도로 누웠다 일어나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길어난 손톱을 자른다
빗소리를 따라
봄은 오는데,
봄은 저렇게 오는데
이렇게 길어난 손톱을 몇 번이나 깎아야
너는 오느냐
너를 볼 수 있느냐
그리움을 뚫고
오는
빛나는 너의 얼굴을 언제나 마주보며
내 더운 손으로 너의 두 얼굴을 감쌀 수 있느냐

저기 저 꽃잎은 제 몸무게로 떨어지고, 떨어지는 꽃잎은 봄바람이 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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