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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장애인에 ‘손·발’ 선물하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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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wsuk 댓글 1건 조회 653회 작성일 03-04-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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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장애인에 ‘손·발’ 선물하는 장애인
김진희‘지구촌 나눔운동’이사…휠체어·의족·의수 기증
<img src='http://www.chosun.com/media/photo/news/200304/200304030345_00.jpg'>
  ▲사진설명 : 장애인 김진희씨가 27일 인천 서구 연희동 자택에서 베트남 장애인들에게 보내줄 휠체어와 의수?의족을 보여주며 활짝 웃고 있다./仁川=정한식기자 
 



“한쪽 다리를 잃은 뒤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생각했지요. 지금은 나보다 더 힘들게 사는 장애인들에게 휠체어와 의수·의족을 보내줄 때마다 ‘살아있어서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7년 승용차를 몰고 출근하다 중앙선을 넘어온 트럭에 치이기 전까지 김진희 (36·인천 서구 연희동)씨는 잘 나가는 미술학원 원장이었다. 학원으로 성공해서 빌딩도 짓고 이름도 날리는 게 꿈이었다. 사고 후 두 달 만에 혼수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김씨는 “존재하지 않는 오른쪽 무릎 아래가 가렵고 쑤셔서 목이 꺽꺽 메게 울었다”고 했다.

지금 그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돕는 시민단체 ‘지구촌 나눔운동’의 사업이사다.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한 채 서울·부산·울산·광주·청주 등 전국 곳곳의 병원과 중고 의료기구 판매점을 돌아다니며 못 쓰는 휠체어를 모아 베트남에 보낸다.

작년 한 해 그가 베트남에 보낸 휠체어는 100대. 수리비와 배송비만 1000만원 넘게 들었다. 방송국에 출연하고, 월간 잡지에 고정 칼럼을 써서 번 돈을 몽땅 쏟아부었다.

다섯 살 때 지뢰를 밟고 왼쪽 다리를 잃은 베트남 소녀 쩡티빅 투이(18)는 “언니 덕분에 난생 처음 엄마 아빠에게 업히지 않고 혼자 학교에 갔다”는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김씨는 휠체어를 모으는 짬짬이 의수·의족·목발과 중고 의료기구도 모은다. 전국 각지에 혼자 사는 가난한 노인들에게 보내주기 위해서다. 흠 있는 물건을 드렸다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역정 내실까봐 김씨는 녹슬고 고장난 물건을 아파트 베란다에 잔뜩 쌓아놓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한다.

지난 일이지만, 사고를 당했을 때 김씨는 결혼을 한 달 앞두고 있었다. 다리와 함께 그녀는 약혼자도 잃었다. “왜 이런 사고를 당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았어요. ‘혼자만 빨리 가지 말고, 여러 사람과 함께 쉬엄쉬엄 가라’고 그런 일을 당했는지도 모르지요.”

김씨는 지난 2001년 영국인 장애인 운동가 헤더 밀스의 자서전 ‘내 운명의 창고에 들어있는 특별한 것들’(나남출판)을 번역했다. 밀스는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된 뒤 장애인 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여성. 최근엔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와 결혼해 더 유명해졌다. 김씨는 “나도 밀스처럼 남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홈페이지(www.uk-ortho.co.kr)에는 하루 평균 300~400명이 들러 낙관(樂觀)의 비결을 엿보고 간다. 그는 “집에 두고 쓰지 않는 의료기구가 있으면, 언제든 이메일(webmaster@uk-ortho.co.kr )을 달라”고 부탁했다.

(金秀蕙기자 goodluck@chosun.com )







댓글목록

박순선님의 댓글

박순선 작성일

따식~  잘해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