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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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상신 댓글 1건 조회 637회 작성일 03-10-22 17:59본문
데코 라는 이름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여기까지 들어 왔네요.
저는 비장애인이지만 대학 진학때 사회복지과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했었고
결국 다른 학과로 진학했지만 복지관에서 장애인 자원봉사를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우연히 들어왔지만 TV에서 김진희씨에 대한 프로그램도 이미 봤었고
예전 자원봉사경험도 있고 해서 이 홈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저곳
기웃거려 보다가 게시판을 열람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면서 절단장애인 여러분이 제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니, 상상할수도 없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왜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괜시리 미안해지더군요...
그러다가 헉!!! @_@
그리고 울컥
877번 글을 읽다가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박중덕
중덕이는 저의 반 학생이었고 제가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작년 5월 1일 소풍을 다녀오고 난후 중덕이가 결석했습니다.
집에서는 감기가 좀 심하다고만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음날도 결석
그 다음날도 결석해서 걱정을 하고 있던차에
부모님께서 백혈병 진단을 받아 경북대 병원 무균병동에 입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그렇게 활동적이고 축구도 잘하고 건강하고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중덕이었는데 백혈병이라니....
저는 우리반 아이들과 디지털 캠코더를 들고 병원측의 양해를 얻어
무균병동에 들어가 중덕이를 만나고는
같이 들어간 같은반 친구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그 동영상을 편집해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고 학교와 각계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877번 글을 올리신 분이 누군지 저도 잘 모릅니다.
경기도의 한 소녀는 자기가 모은 용돈과 헌혈증을 보내왔고
공연단체에서도 모금을 위한 공연제의도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공연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중덕이는
9월의 어느날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습니다.
이 땅에서 제대로 생의 꽃도 채피우지 못하고
남은 자들에게 슬픔만 안겨준채 떠나고 말았습니다.
중덕이 어머니로부터 울먹이며 전화가 왔을때
저도 진학실 제자리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더 자주 연락할 걸, 얼굴 한번 더 볼 걸...
아직도 기억납니다.
치료 중 잠시 집에 와 있을때 만난 중덕이는 이미 예전의 건강하고
명랑하던 중덕이가 아니었습니다.
여러차례의 항암제 투여로 머리카락도 빠지고
피부도 거칠어져있었고 몸도 많이 말라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를 보고 맑게 웃던 그 모습이 ....
죄송합니다.
바쁜 일상에 어느덧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중덕이 글을 보고
그만 제 감정에 빠져서 실례가 많았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여하튼 저의 친척중에도 우측대퇴절단장애를 가진 분이 있지만
평소에 절단장애를 가진 분을 거의 접하지 못해서 잘 몰랐는데
이 곳을 보고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누구에게나 또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서로를 도우며 성실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에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저도 이 땅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여러분들과 같이 삶을 나누고 싶은데
제가 오히려 비장애인이라서 이곳에서는 이방인처럼 느껴집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여러분이 몸서리쳐지게 싫어했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이곳에서는 오히려 역으로 비장애인에게 행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평등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어휴!!!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가끔씩 들러도 차별 안할거죠 ^_^
댓글목록
심재훈님의 댓글
심재훈 작성일캬~ 좋구나.. 아직도 여운이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