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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보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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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진엄마 댓글 0건 조회 641회 작성일 04-06-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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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오다가

우리 가족은 큰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그 사고로 나는 두 개의 보조다리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되었다.

나보다는 덜했지만

아빠도 보조다리 없이는 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사춘기를 보내며

죽고 싶을 정도의 열등감에 시달렸다.

내가 밥도 먹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울고 있을 때면,

항상 위안이 되어준 사람이 아빠였다.

아빤 나와 똑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의 아픔을 낱낱이 알고 있었고

내가 힘들어 할때마다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말로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

그런 아빠의 지극한 사랑때문에

나는 무사히 사춘기를 넘기고

어느듯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식 날,

아빠는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붉게 물든 눈가로 눈물을 글썽였다.

그렇게 입학식이 끝나고 학교앞을 나설때였다

눈 앞에 아주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차도로 한 어린 꼬마가

뛰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순간 

내 눈앞엔 정말 믿을수없는이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빠가 보조다리도 없이 아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아 아빠!......\"

난 너무나 놀라 소리쳤다

내 눈을 의심하며

아빠가 그 아이를 안고

인도로 걸어나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엄마? 엄마도 봤지? 아빠 걷는 거......\"

하지만 엄마의 얼굴은 담담해 보였다.

\"놀라지 말고 엄마말 잘들어.

 언젠가는 너도 알게 되리라 생각했어.

 아빠는 사실 보조다리가 필요 없어

 그때 아빠는 팔만 다치셨거던...

 그런데 사년동안이나

 보조다리를 짚고다니신 거야.

 같은아픔을 가져야만

 아픈 너를 위로할 수 있다고 ....\"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앞서 걸어가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나의 분홍색 파카 위로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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