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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에 소개된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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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종태 댓글 0건 조회 634회 작성일 06-03-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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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은 이야기지만 와 닿는게 있네요.
주변에 가끔 의족 없이 목발로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졌던 의문이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왜? 의족없이 생활하는걸까?
돈 때문일까? 오히려 불편해서일까?
많이 궁금하지만 아직 명쾌한 답을 못얻었습니다.
하지만 돈 때문이라면 국가나 사회에서 그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게 맞다고 생각 되네요...
기사의 내용과 어긋났지만 목발로 장사한다는 내용이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게 하네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3-28 13:14:24

토요일 오후, 친척 어른이 상을 당하여 조문하러 가는 길이었다.

혼자 가는 길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1호선 소사역에서 부평역으로 가는 도중에 왼쪽 발이 없는 장애인 청년 한 명이 지하철을 탔다. 큼직한 가방을 한 손으로 들고 다른 한 손으론 목발을 짚은 채 전동차 안에 들어선 그는 가방에서 색볼펜 세트를 끄집어 내었다.

지하철을 타면 오랫동안 물건을 팔아온 베테랑 장사꾼이나 능란한 언변을 지닌 장사꾼들을 적잖이 보게 된다.

강매하듯 고압적으로 승객을 대하는 이들, 알아듣던 말던 장황한 설명을 곁들이며 승객들에게 하나씩 건네 주었다가 걷어가는 이들, 불우한 처지를 읍소하듯 반동냥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 청년은 달랐다.

색볼펜 5자루가 한 세트인 상품들을 한 웅큼 쥐고서 승객들에게 말하였다.

\"3가지 색깔 볼펜 5자루가 1,000원입니다.\"

이 짧은 말외의 다른 말은 일절없이 승객들 앞을 느리고 불편한 걸음으로 지나갔다. 그 청년만한 자식들이 있을 지긋한 나이의 승객들이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다가 돈 천원을 꺼내기 시작하였다. 나도 돈 천원을 꺼내 들었다.

불편한 몸으로 물건을 행상하는 이 청년에게 연민이 더 갔던지 물건을 구매한 승객들중 일부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에 다가가 물건을 도로 집어 넣어 주었다.

이를 본 다른 승객들도 따라하기 시작하였다. 청년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자신 역시 가방으로 다가가 아무 말없이 물건을 팔아 받아두었던 천원짜리 지폐들을 꺼내어 일일이 도로 돌려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 돈만 주고 물건을 받지 않으려는 승객에게도 이내 돈을 돌려 주었다.

물건을 구매했거나 돈만 주려 했던 승객들이 당황해 했고, 객차내의 나머지 승객들은 이 광경을 의외인 듯 일제히 응시했다.

가방을 챙겨 다음 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불편한 몸으로 서있는 청년의 뒷모습에서 알 수 없는 감동이 잔잔하게 묻어 나왔다. 볼펜을 3개나 샀던 중년의 부인이 청년에게 부끄러운 미소를 띠며 말하였다.

\"총각, 미안합니다.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고\"라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가방속의 볼펜들을 집어 들었다.

모두가 그 청년의 진심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를 알아 차리고 다시 물건들을 집어 들기 시작하였다.

나 역시 그 대열에 끼워들려고 작심했으나 부끄러웠다. 남의 재물을 탐하거나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며 쉽게 돈을 벌려고 하는 자들이 득실대는 이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비록 한발이 없는 장애인이지만 도움과 값싼 동정을 식별할 줄 아는 건강한 정신과 밝은 모습을 지닌 아름다운 그 청년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모습을 떠올려 본다.

*이상철 기자는 에이블뉴스 누구나기자로 현재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상철 기자 (ad2062n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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