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제인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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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석은 댓글 0건 조회 995회 작성일 08-03-20 12:00본문
\"제인아, 히말라야 가자꾸나 아빠가 네 팔·다리 돼줄게\"
두 발 없는 7세 손제인양 등 장애인 7명,
5846m 봉우리 도전
박종인 기자=글·사진 sen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자의 다른 포토보기
\"아빠, 나 잠깐 앉고 싶어.\" 굵은 로프에 생명줄을 걸고서 아빠에게 기대고 선 제인(7·수원 율전초교 1년)이가 말했다. \"그래, 저기 바위에 잠깐 앉자.\" 아빠 손제열(36·컴퓨터 보안전문가)씨가 대답하며 1m 위에 있는 바위까지 발걸음을 뗐다. 바위에 손을 짚고, 팍팍한 다리를 자기 손으로 꺾어서 아이가 바위에 앉는다. \"아이고, 힘들다.\"
제인이는 오는 27일 아빠와 함께 네팔에 있는 나야칸가 봉에 도전한다. 해발 5846m다. 제인이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은 손가락 둘, 왼손은 손바닥만 있고 발목 아래는 없는 장애 소녀다. 지난 15일 부녀(父女)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청계산 기슭에서 등반 훈련을 했다.
나야칸가 등정은 연예인 봉사모임인 사랑의 밥차(대표 정준호)와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고 STX가 경비 후원, 코오롱스포츠가 장비를 협찬해 이뤄졌다. 등반대 이름은 '희망원정대'. 팔·다리 절단장애인 7명과 경찰관·연예인 등 지원팀 28명으로 구성된 원정팀이다. 경기도 지역 소속인 경찰관 6명은 등산학교를 수료하고 '24시간 근무―24시간 휴식' 방식으로 근무를 하며 모은 휴가로 원정을 떠난다. 연예인들은 '해발 5846m 콘서트'라는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한다. 제인이는 이 원정대 최연소 대원이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수술대에 누워 있는데 의사선생님들이 임신 중의 약물 복용 등에 관해 자꾸 심각하게 묻는 거예요. 첫 아이여서 원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한참 울었어요.\" 엄마 장영순(34)씨가 말했다. \"어느 날 봤더니 혼자서 책상을 짚고서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일부러 강하게 키웠어요.\"
4세 때 유치원 가던 첫날에도 스쿨버스에 혼자 태웠고, 이후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부터 혼자 탔다고 한다. 의족으로 달리기도 하고, 발레리나 꿈도 꿨다. 손바닥에 난 굵은 손금에 크레파스를 끼우고 그림도 그린다. 그래서 지금은 꿈이 화가다. 엄마 장씨는 \"'왜 나는 동생이랑 생긴 게 달라'하고 묻긴 하지만, 어려선지 큰 문제는 아직 없다\"고 했다. \"오히려 하도 정신 없이 돌아다녀서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1월 후천적으로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 모임 절단장애인협회(회장 김진희)에서 \"히말라야에 함께 도전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 아빠 손씨는 \"살면서 놀림을 많이 받을 텐데, 며칠이라도 히말라야에 갔다오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서\" 동행을 받아들였다.
지난달 한라산에서 있은 1차 예비산행에서 제인이는 '1등'을 했다. 아버지 손씨도 놀랐고, 함께 훈련하던 일행들도 놀랐다. 15일 청계산 바윗자락에서 쉬던 제인이가 말했다.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고요, 내려가는 거는 더 재미있어요. '캄보디아' 히말라야에 꼭 가고 싶어요.\" 두 시간 훈련을 마치고 부녀가 로프에 의지해 산을 내려가는데, 제인이는 뭐가 즐거운지 킥킥킥 하고 웃어대는 것이었다. 보고 있던 엄마 장씨가 핀잔했다. \"성공하고 오면 애 아빠나 애나 둘 다 버릇만 더 나빠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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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손과 발이 없는 장애 소녀 제인(7)이가 아버지 손제열씨와 함께 16일 경기도 과천 청계산에서 등반훈련을 하고 있다. 제인이는 오는 27일‘희망원정대’최연소 대원으로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 나야칸가봉(해발 5846m)으로 떠난다. /박종인 기자 seno@chosun.com
두 발 없는 7세 손제인양 등 장애인 7명,
5846m 봉우리 도전
박종인 기자=글·사진 sen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자의 다른 포토보기
\"아빠, 나 잠깐 앉고 싶어.\" 굵은 로프에 생명줄을 걸고서 아빠에게 기대고 선 제인(7·수원 율전초교 1년)이가 말했다. \"그래, 저기 바위에 잠깐 앉자.\" 아빠 손제열(36·컴퓨터 보안전문가)씨가 대답하며 1m 위에 있는 바위까지 발걸음을 뗐다. 바위에 손을 짚고, 팍팍한 다리를 자기 손으로 꺾어서 아이가 바위에 앉는다. \"아이고, 힘들다.\"
제인이는 오는 27일 아빠와 함께 네팔에 있는 나야칸가 봉에 도전한다. 해발 5846m다. 제인이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은 손가락 둘, 왼손은 손바닥만 있고 발목 아래는 없는 장애 소녀다. 지난 15일 부녀(父女)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청계산 기슭에서 등반 훈련을 했다.
나야칸가 등정은 연예인 봉사모임인 사랑의 밥차(대표 정준호)와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고 STX가 경비 후원, 코오롱스포츠가 장비를 협찬해 이뤄졌다. 등반대 이름은 '희망원정대'. 팔·다리 절단장애인 7명과 경찰관·연예인 등 지원팀 28명으로 구성된 원정팀이다. 경기도 지역 소속인 경찰관 6명은 등산학교를 수료하고 '24시간 근무―24시간 휴식' 방식으로 근무를 하며 모은 휴가로 원정을 떠난다. 연예인들은 '해발 5846m 콘서트'라는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한다. 제인이는 이 원정대 최연소 대원이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수술대에 누워 있는데 의사선생님들이 임신 중의 약물 복용 등에 관해 자꾸 심각하게 묻는 거예요. 첫 아이여서 원래 그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한참 울었어요.\" 엄마 장영순(34)씨가 말했다. \"어느 날 봤더니 혼자서 책상을 짚고서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일부러 강하게 키웠어요.\"
4세 때 유치원 가던 첫날에도 스쿨버스에 혼자 태웠고, 이후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부터 혼자 탔다고 한다. 의족으로 달리기도 하고, 발레리나 꿈도 꿨다. 손바닥에 난 굵은 손금에 크레파스를 끼우고 그림도 그린다. 그래서 지금은 꿈이 화가다. 엄마 장씨는 \"'왜 나는 동생이랑 생긴 게 달라'하고 묻긴 하지만, 어려선지 큰 문제는 아직 없다\"고 했다. \"오히려 하도 정신 없이 돌아다녀서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1월 후천적으로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 모임 절단장애인협회(회장 김진희)에서 \"히말라야에 함께 도전하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 아빠 손씨는 \"살면서 놀림을 많이 받을 텐데, 며칠이라도 히말라야에 갔다오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서\" 동행을 받아들였다.
지난달 한라산에서 있은 1차 예비산행에서 제인이는 '1등'을 했다. 아버지 손씨도 놀랐고, 함께 훈련하던 일행들도 놀랐다. 15일 청계산 바윗자락에서 쉬던 제인이가 말했다. \"올라가는 것도 재미있고요, 내려가는 거는 더 재미있어요. '캄보디아' 히말라야에 꼭 가고 싶어요.\" 두 시간 훈련을 마치고 부녀가 로프에 의지해 산을 내려가는데, 제인이는 뭐가 즐거운지 킥킥킥 하고 웃어대는 것이었다. 보고 있던 엄마 장씨가 핀잔했다. \"성공하고 오면 애 아빠나 애나 둘 다 버릇만 더 나빠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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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손과 발이 없는 장애 소녀 제인(7)이가 아버지 손제열씨와 함께 16일 경기도 과천 청계산에서 등반훈련을 하고 있다. 제인이는 오는 27일‘희망원정대’최연소 대원으로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네팔 히말라야 나야칸가봉(해발 5846m)으로 떠난다. /박종인 기자 sen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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