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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 보는 맛! 이런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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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희 댓글 3건 조회 10,091회 작성일 09-05-1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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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오전.
히말라야 등정때 멘토가 되어주셨던 경찰분들과 협회 몇몇 회원분들과 오래간만에
수원에 위치한 광교산에서 등산을 했다.
 
처음 등산을 하는 분들에게는 이 광교산이 적격이라면서 추천한 분들이

이병국경위님과 최옥균 경위님이다.
(등산 장소를 정말 탁월하게 잘 잡은것 같다.ㅎㅎㅎ)

 

광교산은
히말라야를 오르기 전
처음 개인적으로 산행 연습을 했던 곳이기도하다.

산이..나즈막하고..트레킹 코스라..
나이가 아주 어린 어린아이들 부터 나이가 많이 드신 어르신들까지..많이 오르는 산 이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어느 누구나 등산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하면 할 것 같아서...

회원인...
명진씨와 형준씨 그리고 김광문씨에게 전화를 했다.
아는분들과 등산을 하려고 하는데...산이 낮으니까....

같이 등산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모두..흔쾌이..뭐...한번 해보죠..재미있을 것 같은 데요..한다.


동수원IC쪽에 위치한 경기대학교 후문 만남의광장인 주차장.

총장님을 비롯...총장님 와이프이신 지숙언니. 히말라야 맨 상민이,부산댁 주영이, 온양댁 현순언니. 영길 작가님,실장님, 수원 남부경찰서소속 박종락님, 경기지방 소속 이병국님, 화성 경찰서소속 최옥균님, 경기청 소속 최광호님 등...협회 최주임과  이렇게 16명이 등산을 시작했다.( 상민씨 와이프 상큼씨와 아들..웅천이까지하면 18명인가 봅니다. ㅎㅎㅎ)

 

날씨는 등산하기에 너무 좋았고....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등산을 온것인지...
대략...1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도 씩씩하게 무지 잘 올라간다.

상민이도.
와프와 이제 1돌 지난 웅천이와 등산을 시작했다.
산에 오른지  한 시간쯤

산 중간쯤까지 올라온것 같다..
웅천이와 상민이 그리고 부인  상금씨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한다며...

점심을 하기로한 곳 쪽으로 먼저 내려간단다.
( 내가 산을 너무 우습게 보고...상민이에게 이야기를 한것 같다."상민아 걱정하지 말고 와..험하지도 않고...아주 완만한 트레킹 코스고. 한마디로 산책로 수준의 코스니 염려하지말고  아이도 와이프도 데리고 와 .."하고 말했던 것이 이렇게..미안할 줄이야...에구구 웅천이는 말도못하고...얼마나 힘이 들었을 꼬 에구구....)  


형제봉까지는 앞으로도 1시간이 남았다.
등산하는
중간 에...최광호 경위님이 싸온 방울 토마토와 오이, 현순언니가 가지고온 사과는 그야말로....
꿀 맛이다.
그렇게
간단히 휴식을 취하고...

또 발길을 재촉해 형제봉을 향해...걸었다.

 

드디어 누군가..."다왔다. 형제봉 이다." 라고 소리친다.
그말에...정말...나는 다 도착을 했는 지 알았다...

그런데..이병국님이..." 여기가 우리가 목표한 곳이긴 하지만 ..사실 끝이 라고 볼수는 없다.

저앞에 보이는 바위를 올라가야만 우리가 말한 형제봉에 오른거라고 말할수 있다며, 다들 올라가자는 분위기다.

  

저 앞에 떡 버티고 있는 바위..그리고 그 옆에 늘어져 있는 동앗줄..

어떻게 올라 가야 하나...고민이 앞선다.

나는 팔도 다치고 다리도 다쳐서 못 올라가니까.

다른 분들만 올라 가세요. 하고 말을 했더니..


어디선가...
"진희씨" 하고 부른다...고개 돌려보니...
어느틈에..총장님과  지숙언니가...바위 중간에...올라가 있다...
"여기 올라 오니까..너무 시원하고 수원시내가 다 보여. 너무 좋아."하고 말한다.

어떻게 저기를 올라들 갔는 지...
총장님은
나보다 다리를 더 많이 다쳤음에도....음...역시..남자는 남자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게 시발점이 되었는 지..주변에서..뒤에서 받쳐주고..위에서 끌어 줄테니...
다들 여기까지 왔는 데...그래도 올라가 보는게 좋지 않겠냐고들 한다..

아...이게 군중 심리인가부다...
으싸 으싸 ㅋㅋㅋ
총장님부터..다시..경찰 멘토들의 도움으로..올라가고...곧이어...현순언니..주영이...광문씨...

이제..나다.

순간...바위 밑에서 올라간 사람들을 쳐다보는것 보다
나도 저 바위 위를 올라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뒤에서...박종락 형사님이 ..밀어주고..있는 힘을 다해...밧줄을 잡고 한걸을한걸음 올랐다....

드디어 '형제봉'이라고 쓰여 있는 바위까지 도착.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확 트인 시야...
녹색으로 물들여있는...산들...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시내들...

코 끗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과...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
너무 좋다.
힘들게 올라오길 잘한것 같다.

곧이어...
명진씨.
밑에서..명진 시..멘토를 하던 경찰분이..다른 경찰분들을 부른다...
양쪽에서...부축해주고...뒤에서 밀어주고 위에서..잡아주고...
드디어..명진씨까지 형제봉에 다 올라왔다.

약속이라도 하듯이...
우리일행 뿐아니라...등산온 다른 일행까지도
모두들 박수를 쳤다...
감동이다...
(눈물이 찔끔 났는 데...꾹 참았다 ㅎㅎㅎ)
 

등산오신 어느 분이  수고 했네요..'이거 커피인데 한잔 드실래요"?" 하고 주신다.
와우...우리가 목표로정한 정상에서의 구수한 커피향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는...두 말할 필요 없다.
죽인다.


그렇게...우린...사진도찍고...각자 느끼는 감동도 느끼고...
산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올라가는 것 보다..산에서 내려오는것이 더 힘들다...
다리가 점점 풀린다.후후후


점심은
광교산 밑에  있는 조용한 곳에서 먹었다. 도토리묵 무침과 해물전 시원하게 시앗시 된 동동주,그리고 보리밥을 먹었다..진수성찬에 골라먹는 재미까지 더하니...이번 산행은 눈도 즐거웠고 코도 즐겁고 입도 즐거웠던 것 같다.


옆에서 우리 절단장애인들의 멘토를 해준 경찰분들께 너무 고맙다...


사고로..질병으로 또는 산재로
신체 일부를 잃은
우리 같은 후천 장애인들에게 예전에는 했었어도...장애를 가진후에..다시....
등산이라는것...하고 싶어도...가고 싶어도 엄두를 못내는 분들이 많다..

물론... 
나처럼  무릎밑 하퇴인 분들이야...마음만 먹으면 산행을 간다고들 하지만...무릎위 이상인 분들이 경사가 급한 산을 오르며 바위를 오르고...장시간 걷는다는것은 쉽지 않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정말...감히..생각도 못한다.

 

히말라야 원정 후...
인연이 되어 꾸준히...
산행 할때마다....경찰멘토님들이 도와주셔서....우리가..산행이라는 것을 하고...온몸으로 힘듦후에 짜릿함을 느끼고...벅판 감동을 받는것 같다.

 

고맙다.
고맙다는 말..다 글로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워낙 산을 좋아하는 일반분들은....본인들만의 페이스와 본인들만의 보폭이 있기 때문에...누구를 돕고...누구를 데리고 다니며 그 패이스를 조절 하고 유지한다는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특히..공직에 계신분들이
휴일...가족들과....쉴 수도 있었을 텐데...
몸이 불편한...우리들을 위해...등산을 위해 같이 동참해주고...
애써주고..빨리빨리가 아닌...기다려주고 배려해 줌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이제 조금씩...산행의 맛을 느끼는 것 같다...
처음 산행이란느것을 할때는...어휴 뭔소리야..절단 장애인이 무슨 산행이야..
등산..힘들어서 못가...어떻게 가...하루종일 걸릴꺼야. 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을 했었는 데...
한번 두번 산을 오르고 나니...몸도 마음도 좋아지는것 같고..처음엔...앞 사람의 뒷꿈치만  보고가느라...주변을 감상할 틈이 없었는 데...이젠...서서히..주변의 경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함께 보폭을 맞춰 간다는 것...
참..보기가 좋다.*^^*

 

댓글목록

신명진님의 댓글

신명진 작성일

너무 즐거웠어요 ㅋ 아직도 짜릿하면서 온몸이 쑤셔요~ ㅋ

박주영님의 댓글

박주영 작성일

멋진 계절에 좋은 분들과 산행을 하게 되어 넘 행복하네요^^ 산행 내내 즐거웠구요.^^

김현순님의 댓글

김현순 작성일

벌써부터 다음 산행이 기다려지는 들뜬  행복함에 온몸피곤이 확 달아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