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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 없는 패션모델 켈리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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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980회 작성일 09-09-0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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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 없는 패션모델 켈리 녹스를 만나다
'브리튼스 미싱 탑 모델' 우승…마리 클레르 표지모델
"장애, 나에게 하나의 특징일 뿐…삶에 자신감 가져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9-03 10:15:23
켈리의 패션화보 사진촬영현장, 그녀는 그녀의 짧은 오른쪽 팔을 감추지 않았다. ⓒ위현복
에이블포토로 보기▲켈리의 패션화보 사진촬영현장, 그녀는 그녀의 짧은 오른쪽 팔을 감추지 않았다. ⓒ위현복
“장애를 가졌든 안 가졌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인 것 같습니다.” -켈리 녹스(Kelly Knox)-

2006년, BBC에서 방송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미싱 탑 모델(Britain's missing top model)'에서 우승 한 이후, 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켈리 녹스(Kelly Knox)를 ‘리프레시 패밀리’가 그녀의 잡지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선천적으로 왼쪽 팔의 일부가 없지만, 그녀의 모습에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이후는 인터뷰 일부를 담았다. (본래 인터뷰는 9월 2일에 잡혔지만, 그녀의 사진 촬영현장 방문차 8월 28일로 앞당겨 인터뷰 했다.)

리프레시 패밀리(이하 ‘리팸’): 켈리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켈리 녹스(이하 켈리): 저는 모델 ‘켈리 녹스’입니다.

리팸: 역시 사진대로 예쁘네요.

켈리: 감사합니다.

리팸: '브리튼스 미싱 탑 모델(Britain's missing top model)'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과정, 그리고 지금의 모습에 대해 알고 싶어요.

켈리: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모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고, 자신이 모델이 되면, 장애인과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어요. 프로그램에는 7명이 참여했고, 내가 1등으로 선발돼 지금까지 모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 참가한 사람들 중 청각장애인 한 명이 보청기 제품 모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리팸: 자신이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요?

켈리: 장애에 상관없이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것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나와 함께한 사람들이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닙니다.

리팸: 대회 우승이후에는 어땠나요? 바로 모델 일을 했나요?

켈리: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우승이후, 한 몇 개월간은 사진촬영 약속을 받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사진촬영을 하게 됐고, 촬영 이후, 사람들이 나에 대한 호감을 갖고, 문자응원도 오는 등 팬들의 성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모델 일을 하고 있어요.

리팸: 대회 이전과 대회 이후 변화가 있었나요?

켈리: 모델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건 아니고 자신감이 확실히 생겼습니다. 물론 대회 이전에도 나 자신에 대해서는 믿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믿음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대회에서 사고를 당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 내 장애가 그렇게 이겨내기 어려운 점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팸: 대회 이후에 프로모델로서 처음 사진기 앞에 섰을 때를 기억하는가요? 떨렸나요?

켈리: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의연하려고 노력했고, 이내 내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지금도 촬영을 시작하면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에요. 뭐 그러나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촬영할 때도 평소처럼 자신감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리팸: 우리는 당신을 마리 클레르의 표지모델이었다는 것으로 처음 알았습니다. 그만큼 마리 클레르는 사람들이 많이 접하는 유명한 잡지입니다. 마리 클레르라는 곳의 제안 받았을 때의 기분은 어땠는지요?

켈리: 당연히 좋았어요. 난 좀 더 유명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모델임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런 활동들이 추후에 ‘켈리는 멋지고 자신감 있는 여성이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는 점이 제일 좋았습니다.

리팸: 영국에서 유일한 장애인 모델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혹시 자신의 모델 활동이 다른 장애인들, 특히 당신처럼 모델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켈리: 어려운 질문이네요. 다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내가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가 삶에 있어서 고통을 주는 요소가 되고, 장애가 있어서 뭘 못한다거나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장애인이지만, 내가 내 장애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것이죠. 내 모든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면 누구나 무엇이든 잘 할 수 있습니다.

리팸: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을 물어보겠습니다. 혹시 자신 없는 부분이라도?

켈리: 솔직히 난 내 얼굴이 가장 자신 있고, 그중에서 눈이 제일 자신 있어요. 자신 없는 부분은 키가 조금 작다는 정도, 그리고 몸매가 다른 모델보다 조금 더 통통하다는 것?(켈리의 키는 170cm.)

리팸(현복 단독 질문):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어떤 포즈를 취하면 될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제일 자신 있는 포즈와 내가 따라해볼만한 포즈는?

켈리: 음 내가 제일 자신 있는 포즈는…. 이것이에요. (따라하는 현복을 보면서) 어렵지요? 그런데 당신은 어떤 포즈를 취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당신이 생각하는 자신 있는 포즈가 사진에 제일 잘 나오는 포즈입니다. 이제 식사하러 가요.

켈리와 인터뷰를 마치고…

켈리와 짧으면 짧다고 길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인터뷰 시간이 끝나고 식사를 하러 촬영장 주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좀 더 편한 상태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했다. 가족이야기, 몸매관리, 취미 등 편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켈리와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본인은 사인도 받았다. 한현민 교수님은 직접 짧은 감사의 편지를 드렸다. 식사를 끝나고 나오는데 약간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화보 촬영을 했을 때의 옷을 그대로 입은 켈리가 추위에 떨지 않을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뭐 그런데 그 걱정은 오래 하지 않겠다. 켈리의 성격이라면 그런 것쯤은 그냥 ‘훗’하고 넘어갈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장애청년들의 생각과 의견.

재익: 나는 켈리와 친구가 되고 싶었고 그녀와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마인드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그녀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은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영국인들은 그녀를 보면서 인식개선을 할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루리: 예정보다 앞당겨져 준비가 미흡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지만, 인터뷰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 만큼 켈리가 잘 대처해줬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한다. 켈리의 자신감 있는 모습, 나도 그럴 수 있다는 믿음이 들어 좋았다.

성범: 장애와 연관시키는 질문에 대해서 당황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장애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숨길 것도 아니다. 크게 신경 쓰지도 않는 느낌, 장애를 그냥 평범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켈리의 모습. 그것만으로도 난 박수를 보낸다.

현복: 솔직히 켈리에게 장애는 신체의 특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켈리에게 장애에 대한 생각을 계속 물어봤을 때, 약간 당황한 표정을 보인 것도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것에 위축되지 않도록 켈리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대단한 것이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에게 장애가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충분한 질문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좀 더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지만 그것은 나중에 해야 할 것 같다.

켈리가 인터뷰 이후 장애청년드림팀원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위현복
에이블포토로 보기▲켈리가 인터뷰 이후 장애청년드림팀원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위현복

*이 글은 2009 장애청년드림팀 영국팀의 팀원 위현복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기고/위현복 (sung_jin_c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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