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을 비롯한 장애인 보장구에 지급되는 보험급여 지급의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허위로 급여를 청구해 온 의료기기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강원도 인제군에 사는 지체장애인 A씨(55)는 지난 2006년 1월, 모 의료기기 업체 영업사원의 방문을 받았다.
이 영업사원은 20%의 자기부담금 없이 공짜로 새 의족을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기존의 의족이 낡아서 교체가 필요했던 A씨는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A씨는 영업사원의 요구대로 '짧은위팔의지' 구매 위임장에 사인했고 이 영업사원은 A씨에게 '미관형' 짧은위팔의지를 만들어 줬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급여지급청구서에는 이 업체가 A씨에게 만들어준 의족이 미관형이 아닌 '기능형'으로 둔갑해 있었다.
미관형 의족은 판매가가 50여만원인 반면 기능형은 120여만원으로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다.
따라서 이 업체는 50만원짜리를 만들어주고도 120만원짜리를 판 것 처럼 속여 가격의 80%인 100만원의 급여를 챙겼다.
이 업체는 장애인 보장구에 지급되는 80%의 보험급여 신청을 장애인이 아닌 업체가 하고 또, 보장구가 제대로 판매됐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허위 급여신청이 이 업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경찰수사에서 허위 급여를 신청해 단속된 업체는 서울에서만 13개에 이르고 이들이 불법으로 받은 급여액도 1억 5천만원에 이른다.
또, 급여신청을 위해 필요한 처방전과 검수확인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병원 의사들도 판매업체의 청탁을 받고 허위로 서류를 발급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의료기기업체 대표 41살 강모 씨와 의사 44살 김모 씨 등 15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수사대 관계자는 "이같은 허위 급여신청이 의료기기업체 사이에서 이미 만연된 공공연한 비밀이다"라며 "전국 단위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jslim@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승인일시 : 2009-09-20 오전 9:00:00
|
인쇄하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