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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 동계올림픽 잘 보고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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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1건 조회 10,987회 작성일 10-02-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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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 썰매 타고 밴쿠버로
[36.5℃ 데이트]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 정승환
한겨레 bullet03.gif김동훈 기자btn_gilji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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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환(24·강원도청)
키 1m67, 몸무게 53㎏. 왜소한 체구에 얼굴도 매끈하고 말씨까지 부드럽다. 도저히 빠르고 격렬한 종목의 선수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상대와 거친 몸싸움을 하고 시속 100㎞가 넘는 퍽을 다루는 아이스슬레지하키 선수다.

정승환(24·강원도청). 그는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주역이다. 지난해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밴쿠버장애인  림픽 예선전에서 6골 3도움주기로 대회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이달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지난달 막을 내린 겨울철장애인전국체전에서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도대체 스물넷 ‘얼짱 청년’ 정승환의 내공과 매력은 뭘까?

5살때 사고로 다리 잃고
5년전 슬레지하키 ‘매료’
태극마크 달고 MVP 석권
“장애인올림픽 4강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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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환 프로필
■ 과거-병상의 기억 다섯 살 때였다. 집 근처 공사장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무엇인가 무너져내렸다. 어렴풋이 철구조물 같은 것으로 기억된다. 오른쪽 다리가 쇠파이프에 깔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병원으로 실려갔다.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병원에서 얼마나 긴 시간을 보냈을까. 그는 “아팠던 것보다 길고 길었던 병원 생활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의족을 찼다. 그러나 집과 학교를 오가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열아홉 되던 해, 대학에 들어갔다. 고향 도초도를 떠나 첫 타향살이가 시작됐다. 그해 6월, 그의 삶이 바뀌었다. “아는 사람 따라서 성남 탄천빙상장에 갔어요. 그곳에서 아이스슬레지하키를 처음 봤지요.” 그는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주말마다 강습회에 참여했고, 썰매, 스틱, 퍽과 씨름하며 기분 좋은 땀을 흘렸다. 2년 뒤 그의 가슴에 태극마크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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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환(24·강원도청)
■ 현재-벅찬 감동 스웨덴에서 국제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여자친구였다. 올림픽 티켓을 땄다고 전했다. “뭐? 올림픽에 나간다고?” 그는 이어 “내가 최우수선수”라고 했다. 여자친구는 놀랍고 신기해했다. 그는 내성적이다. 부모님에게도 최우수선수상 받았다는 얘기를 안 했다. 그런데 “여자친구한테는 그냥 막 자랑하고 싶었다”고 했다.

도초도를 떠나 전남 목포에 살고 있는 부모는 막내아들이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사실 정승환은 이곳저곳 몸이 성한 곳이 없다. 손가락이 썰매에 부딪혀 부러진 적도 있고, 퍽이 어깨를 강타한 적도 있다. 격렬한 보디체크로 가슴 타박상은 달고 다닌다. 그래도 골을 넣으면 그 장면이 내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빠르고 격렬한 것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팀플레이가 재미있다”며 웃음지었다. “골도 저 혼자 잘해서 넣은 게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 미래-소박한 꿈 취미가 뭐냐고 물었다. “지금 올림픽 외엔 아무 생각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는 요즘 대표팀과 함께 강원도 강릉에서 전지훈련중이다. 경포대 근처 작은 모텔과 강릉빙상장을 오가며 하루 10시간 가까이 땀을 흘린다. 대표팀 15명 중엔 그가 막내다. 최고참은 마흔둘이다. “열기가 대단해요. 주전 경쟁도 치열하고요. 우리는 4강이 목표입니다.”





사실 한국은 밴쿠버장애인올림픽(3월12~21일) 아이스슬레지하키에서 8개 참가국 가운데 8번 시드를 받았다. 조별리그 첫판부터 세계 최강 미국과 맞붙는다. 그는 “그래도 이겨본 경험이 있는 일본, 체코와는 해볼 만하다”고 했다. 꿈을 물었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후배들이 좋은 여건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정승환의 맑은 눈망울엔 소박한 꿈이 담겨 있었다.

■ 아이스슬레지하키란? 아이스하키(ice hockey)와 슬레지(sledge·썰매)의 합성어다. 하반신 장애인들이 썰매에 앉아서 스틱을 양손에 쥐고 퍽을 상대 골문에 넣는 경기다. 1960년대 스웨덴에서 만들어졌다. 경기방식은 아이스하키와 똑같고, 경기시간만 3쿼터 15분씩으로 아이스하키보다 쿼터당 5분씩 짧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댓글목록

신명진님의 댓글

신명진 작성일

좋은 성적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