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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힘들었지만 곱씹을수록 즐거움만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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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성희 댓글 8건 조회 9,976회 작성일 11-04-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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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정말이지 짜릿한 산행이였습니다.

오후늦게까지 시체처럼 늘어져서 밥도 못먹고 있었지만 여기저기 삐걱대며 비명지르는 

몸을 힘겹게 움직이다 보니 생각보다 살만하더군요.

그리고 지금 결론적으로 남는 생각은!

재밌었다. 다음에 또 가야지!! 랍니다..^^;

 

신청할때부터 살짝 걱정했던 광교산행.
출발전날 같이 출발하자며 전화해준 김성훈님과 부산에서 올라온 심재훈님, 지역주민(!)

조혁군을 만나 기분좋게 뚫리는 도로를 달려 경기대학교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한참 벛꽃이 아름다운 때라 사방 어디로 눈을 돌려도 절경이더군요.

 

화장실도 다녀오고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는 동안 일행들이 모두 도착하고 소중한 준비운동

 (이 스트레칭 덕택에 지금 훨씬 덜 아픈거겠지요)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는 하퇴인지라 양하퇴나 대퇴이신 분들보다는 나은 형편이지만 처음 걱정했던 것처럼

체크소켓인데다 장애 후 처음 산행이라 온몸이 긴장을 많이 했던것 같습니다.
초반이후 경사가 조금씩 생기면서 몸에 힘을 많이 줘서 그런지 다리근육이 뭉치고 아파

오는데 다친 다리보다 안 다친 다리가 더 힘들더군요.

 

명희씨 친구분이 도와주셔서 꽤 잘 올라가고 있었는데 중반이후에 다리가 휘청거리며 몸이

벌써 무너지더군요. 결국 멘토 이병국 경위님께서 끌다시피해서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눈앞에는 로프가 연결된 암벽.
저기만 올라가면 정상이라는데 허리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고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늘어져있었습니다. 김밥을 먹으며 딴짓을 하는사이 대퇴이신 김성훈님이 멘토분들의

도움으로 올라가고 다른 분들도 한두분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다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더군요. 예전같으면 하하호호 웃으며 반쯤 뛰어올라갔을만한 경사며 암벽인데

이렇게 퍼져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체는 중심만 잡고 줄을 잡은 팔에 힘을 주라"는 멘토님의 조언을 들으며 조심스럽게..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나 간단하게 쓱쓱 올라습니다. 뭘 그리 망설였었나 싶을 정도로

약간은 허탈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자연의 절경이 펼쳐져 있더군요.

 

예전엔 맘만 먹으면 쉽게 누리던 이런 절경을 오늘은 이렇게 어렵게 육체적, 정신적 고비를

넘겨가며 보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그 순간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힘들지만 보람있는 도전!

다음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느낌을 함께 할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즐거운 정상정복이였으나 이제 남은건 죽음의 하산코스..윽..
두 다리는 근육통으로 뻣뻣하고 의족부위는 쓰라리며 허리는 뽀개진듯 아려왔습니다.
이병국 경위님이 업어주신다고까지 하셨지만 차마 못 업히고 경위님 어깨에 기대서

몇번을 쉬어가며 간신히 내려왔답니다.

제가 10Kg만 덜 나갔어도 자신있게 업혔을텐데...아쉽...ㅎㅎ

경위님 안계셨음 아직도 산에 있을지도..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더불어 등반내내 감로수가 되어준 시원한 메밀차...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간간히 옆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며 도와주신 다른 멘토님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멘토님들 모두다 정말 복받으실꺼에요 ^^ )

 

간신히 하산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푹 고아진 오리백숙.
처음 식당에 도착했을때는 그저 눕고 싶은 마음만 들뿐 음식을 삼키기도 힘들 정도로

체력이 다운되었었는데 따뜻한 온돌에 앉아 음식을 조금씩 먹다보니 점점 되살아났습니다.(좀비인가..;;)

나중에는 맛있게 고기도 뜯어먹고 죽도 싹싹 긁어서 먹었지요. 저도 모르게 맥주도 한잔..;; 

(영양가 풍부한 음식덕분에 금방 체력이 회복되어서 다음 스케쥴을 취소하지 않고 갈수 있었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충만해지는 즐거운 산행이였습니다.

너무나 수고하시고 저희들의 생명줄이 되어주신 멘토님들, 이렇듯 좋은 산행을 기획하며

고생하신 회장님과 협회분들, 지방에서 어렵게 함께 자리해주신 회원님들, 서울에서 왕복

으로 실어다 주시느라 고생하신 김성훈님, 따끈따끈한 감자떡 챙겨와주신 김갑경님, 사회에

복귀하기 위해 취업준비중인 제게 좋은 정보주신 명희씨와 친구분들, 그외 오랫만에 혹은

처음으로 뵙게 된 모든분들 정말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다음 모임에서 꼭 다시 뵙게 되길 기원합니다~

댓글목록

김성훈님의 댓글

김성훈 작성일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다음모임때 전화할께용!

김진희님의 댓글

김진희 작성일

다리에 근육이 뭉칠때 많이 걱정 했었어요. 끝까지 갈 수있을 까 하구요..고생 하셨습니당

신명진님의 댓글

신명진 작성일

ㅡㅡb

김갑경님의 댓글

김갑경 작성일

의지가 대단하셨어요. 다음엔 더멋진 산행 기대할께요

이옥자님의 댓글

이옥자 작성일

만나서 반가웠어... 다음에도 열심이길 ~~~

심재훈님의 댓글

심재훈 작성일

고생많으셨습니다, ㅋㅋ 담에 또뵈요!!^^

박유환님의 댓글

박유환 작성일

도전..잘 하셨네요 그 용기에...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주명희님의 댓글

주명희 작성일

담번에도 전 아래에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