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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끔 늦은 희망원정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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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성희 댓글 4건 조회 9,662회 작성일 11-10-0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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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터넷 접속을 못해서 이제야 후기를 올리네요.
이미 다른분들의 글을 통해 다들 울릉도에 함께 다녀온 듯한 간접체험을 하셨으리라 믿고 두서없지만 짧은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슬프게도 요 아래 박순선님 글속의 성인봉 정상 인증샷에서 유일하게 빠진 사람이 본인입니다(ㅠㅠ)

 

사실 이번 희망원정대에서 아웃사이더가 될만한 조짐이 집에서 출발할때부터 보였더랬죠.
인천 간석역에 집결하기 위해 집에서 출발해서 지하철까지 걸어가는데 이상하게 한걸음한걸음이 너무나 무거운겁니다. 등산화를 다시 신어보면 괜찮을까 싶어서 벗어보니 이게 왠일...지난 광교산에 멀쩡하게 신고갔던 등산화인데 그새 뒤축이 다 삭아버려서 등산화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더군요. 출발부터 삐걱...무거운 짐을 매고 집으로 Back!했습니다.

 

등산화는 아니지만 편한 신발로 바꿔신고 다시 출발했는데 엎친데덮친격으로 절단부위가 슬슬 아파왔습니다. 몸 컨디션에 따라 의족이 편했다 불편했다 하긴했는데 그날따라 종단부위가 심하게 아프더군요...과장하자면 2-30m 걷고나면  한번씩 의족을 추스려 줘야 할 정도였답니다.

(미리 핑게를 대는 거죠...흐흐흐;;;)

 

(시간을 빨리 돌려)울릉도에 도착해서 성인봉에 오르는 날.
"희망원정대"라는 타이틀을 갖고 팀이 움직이는 것이라 저 혼자 낙오하게 되면 너무나 죄송하게도 개인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 '멘토이신 김철수 경위님의 도움을 받아 어떻게든 올라가보자.' 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러나 산행을 시작한지 10분여. 다리에 밀어닥치는 통증도 통증이지만 등산로자체가 폭이 너무 좁아서 멘토님의 도움을 받기가 힘든데다가 그 경사가..우와...장난이 아니더군요. 만만찮은 경사에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같은 등산로..올라가는 길도 문제지만 내려올 길이 더더욱 걱정이 되면서 예지력이 발휘됬는지 무거운 저를 업고 내려오는 멘토 김철수 경위님의 모습이 눈앞에서 둥둥 떠다니더군요.;;
결국 여러가지 악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타임!을 외치며 기권을 했습니다.


숙소사장님이 차로 데리러 오셔서 원정대가 무사히 등반을 마치기를 기도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숙소에 얌전히 앉아있다가.. 살짝 좀이 쑤시길래..;; 주변을 산책하며 울릉도에 괜찮은 남정네가 있나 둘러보기도 하면서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많은 분들이 하산후에, 꽤 힘든 등반이었다고 다리도 아픈데 미리 내려가길 잘했다며 오히려 혼자 외롭게 시간을 보냈을 저를 걱정해주시니 말씀 한마디한마디에서 따뜻한 배려를 느낄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즐거움 만땅의 여행이였지만 제가 느끼기에 이번 여행의 백미는 예기치않게 머물게 된 하루였던것 같습니다.
갑자기 생긴 여유시간에 낚시하러 가시는 분들을 쫄래쫄래 따라가서 처음엔 형준오빠와 작가님께 새우 미끼를 끼워주는 잔업(?)을 하다가 어느순간 직접해보라는 형준오빠의 권유에 난생 처음 직접 물고기를 낚는 손맛을 보았답니다.
쬐꼬만 애들이였지만 5-6마리는 잡은것 같네요. 저희일행의 저녁식사를 풍요롭게 하는데 한손 거든듯 ㅎㅎ 그 많은 물고기들 손질하느라 지혜언니가 너무너무 고생하셨지만 덕분에 저희들은 온 울릉도에 소문이 날 만큼 즐거운 하루를 보낼수 있었던 것 같네요.

 

언제나 마음의 의지가 되는 경기지방경찰청 멘토님들과 새롭게 좋은 인연을 맺게 된 삼성협력업체 SEPAS봉사단의 김창범 팀장님과 윤이진 총무님, 늘 반가운 절단장애인협회의 회원님들, 사진과 동영상촬영하느라 고생하신 작가님과 김경민님...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들 잊지 못할겁니다.

 

조만간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길 바랍니다.

 

P.S 쓸데없이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갖고 오는 바람에 엄청 무거웠던 제 가방을 책임지고 운반하느라 고생하신 철인 김철수 경위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언제나 건강하시길~
철수 오라버니~! 싸랑해요~!

댓글목록

김형준님의 댓글

김형준 작성일

담에 더 높은산으로 올라 가자고 다리 단련 열심히 해 ㅎㅎㅎ 1급이 가는데 따라 가야지

신명진님의 댓글

신명진 작성일

누나~! 말 안해도 알꺼라 믿어!! 고생 많았어~

김진희님의 댓글

김진희 작성일

나름 즐거웠다고하니..다행이구요..즐거

이옥자님의 댓글

이옥자 작성일

고생했어 성희씨~~ 그나 저나 의족은 손 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