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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도전 +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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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희 댓글 10건 조회 9,789회 작성일 11-11-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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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서 마라톤완주에 대해 전화와 문자로 핸드펀 밧데리 수명이 몇 시간을 못가네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시고 염려해 주신 덕에 완주할 수 있었구요. 그래서 기쁨이 더 두배 세배가 되나 봅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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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도착 할 때 까지만 해도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기사에도 낫듯이...잘 할 수 있을까. 나 혼자만 떨어져 길을 잃으면 어쩌나...다리가 아프면..별별 생각과 걱정에..미국에서의 잠은 편히 못 잤던 것 같습니다.

 

마라톤 참가 전날. 배 번표를 받고 마라톤 코스를 차로한번 둘러봐도 내가 살던 한국땅 우리집 우리동네가 아니어서 눈으로 보고 말을 들어도 그렇게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질 않더라구요. 걱정을 이빠이 하고 “할 수 있어. 잘 할꺼야.”하며 좋은 결과를 위해...마인드 콘트롤을 하면서 잠을 청했던 것 같아요.

새벽부터 일어나 버스안에서 찹쌀밥 도시락을 먹으며 이동한 대회장. 많은 인파와 버스 그리고 차들로 입구장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어 들어 갈수가 없더라구요. 마음은 조급해지고...결국 다들 버스에서 내려 거의 3키로미터 가까이를 걸어서 대회식장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마라톤을 참가하기위해 세계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과 뉴욕시민들. 이번 대회참가자는 5만 3천명. 사람들이 많아 그린, 블루, 오렌지등의 3코스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처음엔 가규호님이나 명진씨와 함께 출발을 하기위해 같이 이동을 하긴 했지만..결국은 다들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더라구요.

 

워낙..마라톤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시간 할애를 어떻게 해야하나..많이 생각을 했습니다.

42.195m 라는 길이가...엄청 길기에..어차피 선수가 아닌 이상 3~4시간 안에는 피니쉬라인에 못 들어 올 것이 분명하구. 나름 정한 시간에 들어오려면..처음 페이스에 속력과 시간을 단축하고 20Km 쯤 지나가서는 천천히 하자.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처음엔 뛰다 걷다를 반복 했습니다. 그때마다...함께 뛰는 마라토너들이나 양쪽 주변에서 응원하는 수 많은 분들의 박수와 환호성에 나도 모르게 자신감을 더 얻어서 뛰고 걷고를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그것도 제일 번화가인 뉴욕이라는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반바지를 입고 의족다리를 오픈하며 뛰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엄청나..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즐겼습니다. 마라톤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춤도 추며..응원에 손짓 대응도 해주면서요...

 

처음엔 사실...한국에서도 의족을 들어내지 않았는데...어떻게 반바지를 입고..의족을 들어내나...그런데 나도 모르게 그 분위기에 이끌려...하게 되더라구요.

 

뛸 때마다..뒤에서 또는 옆에서 많은 분들이 “ You can do it" 하며 어깨를 쳐주며...엄지손가락을 보여주며..열심히 하라고 최고라고 응원을 해준 덕에 도중에 절단된 부위가 너무 아파서 의족을 다시 뺏다 꼈을 때 다리가 부어 의족이 안 들어 갔었을 때도..포기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최선을 다해 피니쉬라인을 향해 완주를 했던 것 같습니다.

 

나하나 아프고 괴로워도...나와 같은 공감대를 갖은 장애인분들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고 용기가 된다면 이것쯤이야...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함께 했던분들 모두가 저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피니시라인 200미터쯤 들어왔을 때 행사 주최측의 사회자분이 영어로 한국의 장애인 여성이 들어오고 있다. 많은 박수쳐 달라고 말하더라구요. 피니쉬라인에 거의 도달 했을시 저에게로 뛰어와 이름이 뭐냐고 물어 “김 진희”라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그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코리아 우먼 축하합니다. 김진희”라고 말을 했을 때, “와”하며 박수와 주변의 환호성에..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구요. 메달을 받고 담요를 덮어주고...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그리고 못 할 줄 알았는데...해냈다는 생각에요.

 

이번 마라톤에 나가면서 서울의지에서 13년만에 맞춘 새로운 의족. 장민석님의 세심한 배려와 대화로 영국이후 교체하기 힘든 의족을 과감히 바꾸고 마라톤에 도전을 했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 의족의 호피무늬..대박이었습니다 후후후.

지금도 생각하면...의족...새로하길 정말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오토복에서 나온 새로 나온 트립톤 발. 제가 확실하게 그 기능과 성능을 제대로 느꼈네요.

 

4개의 다리를 지날 때, 다리들이 다 평평하지 만은 않았습니다. 마의구간 이라고들 하는 마지막 다리는 거의 아치형의 언덕처럼 되어 있어서 올라가는 데도 힘이 들었지만 내려올때 또한 의족이라 더 힘이 들더라구요. 아마도 예전 의족으로 했다면..이렇게 영광의 완주는 하지 못 했을 것 같아요.

트립톤...발 쿠션이 어찌나 좋던지...거기다..내리막길에서 뒷꿈치를 내리눌러 체중을 실으니 안정감도 좋고 올라갈 때 또한 앞발로 쿡하고 밟고 발을 내딛으니..정말 내발같이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오히려..성한 발이 아프고..발톱이 빠졌다는ㅋㅋㅋ

 

우리나라에서는 감히 느껴보지 못할 좋은 경험을 했고..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자. 두고두고 이야기 할 꺼리 한 가지가 더 생겼네요. 후후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누구나..처음.. 걱정과 두려움이 앞섭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남들은 저보고 강하다고들 하는데.. 저.. 강하지 않습니다. 그냥...단지...제 개인적인 성취감에 대한 욕심이나 '나..이런 사람이야.'하고 자랑하려고 하는것이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협회자체가 있는지도 모르는 같은 공감대 회원분들에게 많이 알려야한다는 무슨 사명감 같은 것이 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오지 못한분들에게...좀 더 많은 정보와 도전.그리고 용기를 주고 싶을뿐이고... 이런모임도 있구나...이런사람들도있구나...

더 나아가서는 우리협회가 많이 알려져서 우리 회원들이 간절히 원하는 조그맣더라도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재활센터 하나 만들고 싶은거 그거..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건..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것이기에...제가 힘이 닿는 한...그 목적을 위해..열심히 앞으로도 계속 그 어떠한 것이 되더라도 회원님들과 함께 또 다른 도전에 체험을 하며 같이 느끼고 같이 감동을 하고 싶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우리의 장애는 오래걷기도 힘든 의족장애인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감히 마라톤에 도전을 하고 싶어도 못 합니다. 물론 5Km,10Km 정도는 가능해도. 그런데..풀코스는...글쎄요...

모든 마라톤대회가 비장애인마라토너들 위주이기 때문에 거의 5시간이면 다들 골인을하기 때문에 철수를 합니다.그렇기때문에 우리처럼 훈련이 안된 의족을 착용한 사람들이 그 시간 안에 들어 온다는 것은..불가능하죠.(물론 남아공의 세계적인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같은 사람들은 들어 오지만요.ㅋㅋ) 

그래서 혹여..시간이 넘어 완주를 한다고 해도...오히려 남들이 볼때는 잘한다든 소리보다는 민폐가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한국에서는 감히 풀코스에는 도전을 못해봤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휠체어마라톤에 나갈수도 없는거구요.

 

비록 의족이나 의수를 착용하는 장애인이긴 하지만...우리는 우리의 의지대로 할 수 있기에..일반인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들보다 조금 늦게 출발선상에서 출발을 했어도..또 그들보다 피니쉬라인에 늦게 들어 왔어도...

 

뉴욕마라톤 좀 힘들긴 했지만, 여러분들의 힘찬 응원이 있었기에 시간에 상관없이 모두가 완주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나 함께 했던 분들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자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복지연님의 댓글

복지연 작성일

코리아우먼....제가 다 울컥하네요...멋지세요..^^근데 발톱 빠진건 어떠신지....

이옥자님의 댓글

이옥자 작성일

짝짝짝~~ 이제 좀 시원한가보다~~ 오래오래 기억될 추억 ~

이영란님의 댓글

이영란 작성일

정말 쉬운거 아닌데...잘하고 오셔서 넘 멋져요. 몸은 다 회복되셨는지요^^

최진근님의 댓글

최진근 작성일

멋지십니다~호피를 좋아하시나봐요? ㅎㅅㅎ

박순선님의 댓글

박순선 작성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어서 몸추스르셔요..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수영님의 댓글

이수영 작성일

여자의 몸으로 의족..오픈하기 힘드실텐데..이런 깊은뜻이..그래서 더 용기가 나셨봐요.☺

심재훈님의 댓글

심재훈 작성일

두말 필요없이 쵝오!

김종준님의 댓글

김종준 작성일

대단해요. 짱입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체력보충해야죠? 맛있는거 사드리죠..

김종준님의 댓글

김종준 작성일

회장님만 따라다니면 나도 뉴욕마라톤 나갈수 있겟지.ㅎㅎㅎ 회장님과 명진 규호씨 최고. 내가

김종준님의 댓글

김종준 작성일

내가 대통령이라면 훈장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