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김기중 기자 = 보조기구가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불량 장비를 제작·판매한 후 정상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속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조금을 10억원 가량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자격도 없이 정형외과용 구두 및 발목관절보조기 등을 제작·판매한 A업체 대표 임모(54)씨 등 판매업자 25명과 브로커, 자격증 대여자, 의사 등 35명을 사기 및 장애인 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의지·보조기 기사 자격증을 대여받아 부산과 인천, 대전, 광주 등 전국 13개지역 영업소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장애인 2476명에게 불량 정형외과용 구두와 의수·의족을 제작·판매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국가보조금 4억7000여 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25개 업체가 같은 수법으로 지난 2006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장애인 5042명의 국가 보조금 10억원 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장애인 보조기구의 경우 국가가 80% 부담하고 구매자가 20% 부담해야 하지만 이들은 시중에서 22만원(국가보조 17만6000원, 본인부담 4만4000원)에 거래되는 장애인 신발을 5만원 가량 저가에 제작해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지급한 후 이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국가 보조금 17만6000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 등은 장애인 보조기구를 장애인에게 제작·판매할 경우 제조 기사자격증이 있거나 의사의 검수확인서가 있으면 대부분 서류심사로 국가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악용, 기사자격증을 빌린 후 일반 구두 제작업자를 고용해 불량 제품을 제작·판매했다.

이들은 장애인 보조기구는 장애 체형에 맞게 석고를 뜨고 실리콘이나 우레탄 제질 등 적합한 재질을 사용해야함에도 발모양만 측정해 대충 치수를 맞추거나 플라스틱 재질 등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특히 이들은 국가보조금 신청 때 의사 검수확인서를 제출해야하자 의사들도 의학지식은 있지만 장애인 보조기구에 대한 기술적 전문기술이 없는 점을 악용해 검수확인서를 발급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 등에게 보조기구를 매입한 장애인들은 장애용 보장 효과가 전혀 없는데다 착용감이 나빠 대부분 보조기구를 방치하거나 버렸으며 일부는 판매업자를 찾아와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도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보조기구가 지급될 수 있도록 무자격 장애인 보조기구 제조·판매업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한편 실질적인 검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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