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사용자를 위한 Life Research Report

- 청년이야기꾼들, 절단 장애인과 조우하다.

 여러분은 의족에 대하여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회적 기업을 꿈꾸며 컨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던 저희들이 의족에 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은 한 팀원의 가족이야기를 들으면서 부터입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의족을 사용하시는 모습을 봐온 H군은 오랫동안 절단장애인의 삶을 옆에서 봐왔고,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물리치료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저희는 H군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어떻게 절단장애인들의 삶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 의족기술과 절단 장애인의 삶

 의족은 절단 장애인들의 새로운 삶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의족의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절단장애인들이 이전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가능해 지고 있습니다. 걷는 것은 물론이고, 수영을 하고, 산을 오르고, 자전거를 타고..

 최근 있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오스카 피스토리우스(Oscar Pistorious)선수가 의족을 착용하고 비장애인 올림픽 400M 경기에 출전하여 좋은 성적을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2010년 TED 강연에 등장했던 휴 허(Hugh Herr)교수는 자신의 다리에 대하여 “나는 12개의 컴퓨터와 다섯 개의 센서, 그리고 액츄에이터 시스템이 장착된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다리는 티타늄, 카본, 실리콘, 그리고 너트와 볼트로 만들어졌습니다.” 라고 말하며 단순한 의족 기술을 넘어서 의학과 공학 그리고 IT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Human 2.0에 대한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의족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절단 장애인들의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의족의 기술이 발전될수록 의족의 가격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첨단 의족의 가격은 보통 천만원대에서 시작됩니다. 200만원 남짓의 정부지원을 받지만 나머지는 모두 본인 부담이다 보니 저소득층 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수리역시 큰 고민입니다. 첨단기술인 만큼 아무나 수리를 할 수도 없고, 고장난 의족을 착용하고 돌아다닐 수도 없으니, 택배를 이용하여 수리하는 기간인 1주일 정도는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운전이나 작업 같은 일상생활 중에 고장이라도 나면 자칫 위급상황이 올 수도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 하고 절단 장애인들의 삶을 도울 수 있을까요? 저희는 그 답이 ‘적정 기술’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한 의족 적정기술의 선례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이프루풋(Jaipurfoot)입니다. 자이프루 풋은 2만 달러에 달했던 의족의 가격을 단 28달러 수준으로 낮춤으로서 인도, 아프가니스탄 등의 빈곤층, 전쟁피해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습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발명품에도 이름을 올린바 있는 자이푸르풋은 매년 16,000명에게 새로운 팔과 다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가형 의족에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걷거나 뛰는 정도외의 활동을 불가능 할 것이며, 고급형 의족에 비하여 환부에 가해지는 압박이나, 의족을 착용하고 활동 시 부자연스러운 모습 등, 상대적으로 개인소득이나 복지 수준이 뛰어난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저가’의족을 개발한다고 해서 많은 장애인들의 삶을 도울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한국형 저가 의족’을 만들 수는 없을까?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의족 착용자들의 생활을 연구하고, 그들의 삶을 도울 수 있는 의족을 말이죠.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과 좋은 품질의 의족을 만들어 저소득층의 절단장애인들도 더 편리한 삶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저가 의족’, 모든 의족 이용자들이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비상용 의족 KIT’, 집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간편 의족’….

 저희는 당장 의족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키서울을 통해서, 그리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컨텐츠 활동을 통해서 절단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그들과 공감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 저희가 상상하는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번 펀딩을 통하여 모아진 후원으로 우리는 의족을 사용하시는 분들의 생활 환경에 관한 사전 연구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시장을 조사하고, 의족기술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연구하고, 훌륭한 기술자를 찾고, 예쁜 디자인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절단장애인들을 만나서 그들의 삶과 함께 공감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 만들어지는 의족사용자를 위한 Life Research Report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1) 의족 사용자들의 삶을 이해하는 반편견 콘텐츠 대중에게 제공 될 것입니다. 
- 이를 위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도표 그림 등을 활용하여 대중성을 갖춘 연구보고서로 제작될 것입니다.

2)  정책 이나 공공서비스를 설계하시는 분들을 위한 기초 연구 자료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 이를 통해 서비스나 정책의 효율을 높여 의족사용자 혹은 절단장애를 지닌 분들의 편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3) 일반 기업이나 민간단체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을 기획할 때에 사용자 중심 디자인(User centered design)을 위한 연구 자료로 활용됩니다.
- 궁극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플렉시큐리티는 의족사용자분들의 숨겨진 고민과 어려움들을 발견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시작점에서 도와드릴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그리고 본 프로젝트팀 외에 다른 기업이나 민간단체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공개하여 의족사용자분들이 받을수 있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연구 기간동안 창작 작업을 통하여 동화로, 영상으로, 만화로 의족 사용자 분들을 비롯한 소외된 분들의 삶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제일 먼저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작은 마음을 모아 먼저 아이들과 함께 의족에 대한 인식을 공부할 수 있는 동화 ‘꼬마 목수 필’을 만들었습니다. 작지만 이 동화가 절단장애인과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통하는 시작이 되길 소원합니다.(상단과 하단에 그림이 꼬마 목수 필 이야기 속 그림이며 이번 프로젝트 리워드로 제공됩니다.)

이후 연구 조사 관찰로 정리된 자료들은 정기적으로 프로젝트팀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 될 예정입니다. 이후 연구 조사 마무리 단계에서 연구 보고서를 출판할 계획이며 도움 주신 분들과 관계자 분들을 모시고 작은 보고대회를 가지려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35만명의 의족 사용자 분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H군 같은 많은 절단장애인들의 가족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상상을, 그리고 저희의 상상을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P.S.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꿀벌님들을 찾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연락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