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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절단장애인협회 댓글 1건 조회 2,276회 작성일 22-08-01 12:54본문
비장애인 멘토와 장애인 멘티 2인 1조로 킬리만자로·뭉크사르딕 등 완등
10년 넘게 국내외 20여곳 등반…"움츠러든 사람들에게 용기 되길"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장애로 움츠러든 사람들이 우리 모습을 보고 집밖에 나설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 그것 하나로 네팔행을 결심했죠."
히말라야 등반 중인 최옥균 경감(왼쪽 세 번째)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고색파출소장 최옥균(59) 경감은 14년 전 산악회 내 절단 장애인 동료들과 함께 히말라야 등정에 처음 나섰을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 소장은 절단장애인협회 장애인과 이들을 보조하는 비장애인 멘토들이 모인 '희망원정대'의 산악대장으로서 10년 넘게 특별한 산행을 이어오고 있다.
희망원정대 소속 지인의 권유에 2008년 3월 히말라야 등정에 나섰던 것을 시작으로, 그가 누군가의 팔과 다리가 돼 함께 오른 산은 어느덧 20곳을 훌쩍 넘는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중국 옥룡설산, 몽골 체체궁산, 러시아 뭉크사르딕 등 해발 수천m에 달하는 유명산도 거뜬하게 완등했다.
희망원정대는 장애인 등반가와 그들의 가족, 최 소장을 비롯한 비장애인 멘토 등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멘토는 절단 장애인과 2인 1조를 이뤄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감고 부축하며 산행 전 과정을 함께 한다.
동료의 짐을 메고 등산 중간중간 컨디션을 확인하는 것 또한 멘토의 역할이다.
흰 눈이 수북하게 쌓인 설산부터 울퉁불퉁한 돌산에 이르기까지 매번 다른 환경에서 동료를 보조하며 산을 타는 일은 상당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최 소장은 "히말라야에서는 나를 비롯한 여러 대원이 고산병에 시달렸는데 텐트에 누워있을 때면 숨이 가슴까지 턱턱 막히는 듯한 증상이 느껴져 무척 힘들었다"며 "멘토들은 이러한 와중에도 15박 16일 동안 자신과 동료의 것까지 15㎏에 달하는 짐을 메고 해발 5천200m까지 올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몽골 체체궁산에 오른 희망원정대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몽골 체체궁산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굴러떨어지는 자갈과 돌멩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경사진 산길에서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대원들이 돌에 맞아 부상할까 봐 무척 긴장됐다"며 "서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주며 대원들끼리 의지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특히 최 소장은 멘토인 동시에 원정대를 이끄는 산악대장이기도 한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다.
그가 희망원정대와 산에 오를 때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최 소장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발목을 살짝 삐끗해도 크게 다칠 수 있다"며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많이 올 때 무리해서 등산하다가는 철제 의족, 의수에 물이 들어가 녹이 슬고 고장 날 가능성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대원이 안전하게 등정을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기후 여건이 좋지 않으면 베이스캠프 등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원들의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목표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당근뿐만 아닌 채찍질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소장은 "중국 옥룡설산에 오를 땐 힘들어하는 한 장애인 대원에게 '이 정도 컨디션이면 아직 조금 더 오를 수 있다', '포기하면 안 된다'며 엄하게 지시했다"며 "그 친구가 완등 후 가진 술자리에서 '처음엔 대장님께서 재촉하니 내겐 장애가 있는데 더 힘든 게 당연하지 않나 싶었지만, 나중엔 오기가 생겨 끝까지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히말라야 등반하는 희망원정대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소장은 대원들과 산에 오를 때마다 오늘의 도전이 장애로 인해 위축되거나 우울해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되새긴다고 한다.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뒤 실의에 빠져 외부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 원정대의 도전이 그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희망원정대는 산행을 중단한 상태라서 최 소장과 대원들의 아쉬움이 크다.
희망원정대 정규 멘토 가운데는 최 소장의 권유로 멘토가 된 경찰관 4명이 더 있는데, 이들 모두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에도 감염 예방 차원에서 단체 산행 등을 자제하고 있다.
최 소장은 "요즘도 대원들과 자주 연락하며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어떤 산에 가장 먼저 가는 게 좋을지 그려보고는 한다"며 "하루빨리 대원들과 땀 흘리며 산을 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sol@yna.co.kr
김솔(sol@yna.co.kr)
10년 넘게 국내외 20여곳 등반…"움츠러든 사람들에게 용기 되길"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장애로 움츠러든 사람들이 우리 모습을 보고 집밖에 나설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 그것 하나로 네팔행을 결심했죠."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수원서부경찰서 고색파출소장 최옥균(59) 경감은 14년 전 산악회 내 절단 장애인 동료들과 함께 히말라야 등정에 처음 나섰을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 소장은 절단장애인협회 장애인과 이들을 보조하는 비장애인 멘토들이 모인 '희망원정대'의 산악대장으로서 10년 넘게 특별한 산행을 이어오고 있다.
희망원정대 소속 지인의 권유에 2008년 3월 히말라야 등정에 나섰던 것을 시작으로, 그가 누군가의 팔과 다리가 돼 함께 오른 산은 어느덧 20곳을 훌쩍 넘는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중국 옥룡설산, 몽골 체체궁산, 러시아 뭉크사르딕 등 해발 수천m에 달하는 유명산도 거뜬하게 완등했다.
희망원정대는 장애인 등반가와 그들의 가족, 최 소장을 비롯한 비장애인 멘토 등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멘토는 절단 장애인과 2인 1조를 이뤄 그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감고 부축하며 산행 전 과정을 함께 한다.
동료의 짐을 메고 등산 중간중간 컨디션을 확인하는 것 또한 멘토의 역할이다.
흰 눈이 수북하게 쌓인 설산부터 울퉁불퉁한 돌산에 이르기까지 매번 다른 환경에서 동료를 보조하며 산을 타는 일은 상당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최 소장은 "히말라야에서는 나를 비롯한 여러 대원이 고산병에 시달렸는데 텐트에 누워있을 때면 숨이 가슴까지 턱턱 막히는 듯한 증상이 느껴져 무척 힘들었다"며 "멘토들은 이러한 와중에도 15박 16일 동안 자신과 동료의 것까지 15㎏에 달하는 짐을 메고 해발 5천200m까지 올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몽골 체체궁산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굴러떨어지는 자갈과 돌멩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경사진 산길에서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대원들이 돌에 맞아 부상할까 봐 무척 긴장됐다"며 "서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주며 대원들끼리 의지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특히 최 소장은 멘토인 동시에 원정대를 이끄는 산악대장이기도 한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다.
그가 희망원정대와 산에 오를 때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욕심내지 않는 것'이다.
최 소장은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발목을 살짝 삐끗해도 크게 다칠 수 있다"며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많이 올 때 무리해서 등산하다가는 철제 의족, 의수에 물이 들어가 녹이 슬고 고장 날 가능성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대원이 안전하게 등정을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기후 여건이 좋지 않으면 베이스캠프 등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원들의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목표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당근뿐만 아닌 채찍질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소장은 "중국 옥룡설산에 오를 땐 힘들어하는 한 장애인 대원에게 '이 정도 컨디션이면 아직 조금 더 오를 수 있다', '포기하면 안 된다'며 엄하게 지시했다"며 "그 친구가 완등 후 가진 술자리에서 '처음엔 대장님께서 재촉하니 내겐 장애가 있는데 더 힘든 게 당연하지 않나 싶었지만, 나중엔 오기가 생겨 끝까지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최옥균 경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소장은 대원들과 산에 오를 때마다 오늘의 도전이 장애로 인해 위축되거나 우울해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되새긴다고 한다.
그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뒤 실의에 빠져 외부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 원정대의 도전이 그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희망원정대는 산행을 중단한 상태라서 최 소장과 대원들의 아쉬움이 크다.
희망원정대 정규 멘토 가운데는 최 소장의 권유로 멘토가 된 경찰관 4명이 더 있는데, 이들 모두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에도 감염 예방 차원에서 단체 산행 등을 자제하고 있다.
최 소장은 "요즘도 대원들과 자주 연락하며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어떤 산에 가장 먼저 가는 게 좋을지 그려보고는 한다"며 "하루빨리 대원들과 땀 흘리며 산을 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sol@yna.co.kr
김솔(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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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님의 댓글
김진희 작성일1111